81. 성경과 기 철학

 

 

 

1. 문제의 제기

요즘 MBC TV(매주 월요일 23:00-24:00)에서는 “우리는 누구인가?”라는 주제로 도올 김 용옥 박사(중앙대학교 석좌교수)가 최 한기선생( 19세기 말엽의 기 철학자)의 기 철학(氣 哲學)을 소개하고 있다. 어제 밤(2004.4.26)엔 “기(氣)와 정치”라는 제목으로 열강을 하셨다. 그 내용을 시청하면서 느낀 소감을 간단히 피력하고자 이 글을 썼다


2. 도올 강의의 석연치 못한 말들

우리나라에서 도올 선생(김 용옥 교수)은 자타가 공인하는 동양 철학자로 알려져 있는 명사이시다. 그러나 가끔 자신을  과장하거나 그분의 학문영역을 넘어서는 경우도 보인다. 예를 들면 2004년 4월 26일 저녁강의(23:00-24:00)에서도 석연치 않은(논리의 비약이 심한) 말씀을 거침없이 내 뱉으셨다. 몇 가지만 예를 들자.


“이번 총선(2000.4.15, 17대 국회의원 총선거)은 소위 세대간, 계층 간, 지역 간의 갈등이 아니라 신기(神氣)가 통하는 사람들과 통하지 않는 사람들과의 갈등이다.” (여기서 신기가 통하지 않는 사람은 아마  자기의 기(氣) 철학에 맞지 않는 사람들과 열린우리당을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은유 하는 인상을 받았다.)

“나는 (살구꽃은 좋아하지만) 벚꽃은 싫어한다.”(아마 벚꽃이 일본의 국화이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반공법과 국가보안법은 철폐되어야한다.”(우리의 역사적 환경과 대안의 숙고가  없는 주장은 삼가야 한다고 생각된다.)


“내 몸도 찔리면 피가 나니 나도 빨갱이다.”(이 말은 어떤 술 주정꾼이 자기 일행을 빨갱이라고 한 욕설에 대한 반감으로 표현하는 것 같았다.)


“나도 노동자이고 화이트 칼라(white color, 인텔리 직업인)가 아닌 불루 칼라(blue color, 작업복을 입는 육체 노동자)이다.”(펜을 들고 정신노동을 하는 도올선생이 어찌 망치를 든 육체 노동자일까?)


“이라크 파병은 반대한다. 이라크 파병은 미국에 살살하면서 미국 대통령 선거 때(2004년 년 말경)까지 연기해야 한다”( 이것은 미국 대선 후에는  미군이 이라크에서 철군할 것이라는 예측을 암시하는 것 같았다. 이런 예측은 공개석상에서 함부로 발표하기엔 국익에 위험 하지 않을까?)


“나는 99세까지 산다. 그때까지 나의 인생계획이 세워져 있다.”(물론 수사적 표현이겠지만,  내일을 자랑할 수 없는 것이 인생이다.)


“(우주에는) 기(氣)만 있고 기독교가 말하는 하나님은 없다”라는 취지 등의 독단을 주장하시면서 자신이 기(氣) 철학자임을 자처하셨다.


3. 도올의 기(氣) 철학강의의 요지

도올이 신봉하는 기(氣) 철학이란 무엇일까?  도올선생의 말에 의하면, 19세기 말엽 동양 철학자 최 한기선생(현재의 서울 한국은행 본점자리에 살았다함)이 설파한 이론이라고 한다. 그 내용의 요지는 다음과 같다.

온 우주는 기(氣)로 충만해 있는데, 그 기(氣)는 활. 동. 운. 화(活. 動. 運. 化)의 속성(특성)을 갖고 있다. 즉 활(活)은 생기(生氣) 또는 생명(Life)을, 동(動)은 진작(振作) 또는 동작(Motion)을, 운(運)은 주선(周旋) 또는 순환(Circulation)을, 화(化)는 변통(變通) 또는 변화(Transformation)를 의미한다고 한다. 그리고 도올선생은 그의 기론(氣論)을 더 부연하기 위하여 동서양의 언어관 즉 어법구조의 차이를 들어 다음 같이 역설하였다.

“나는 간다.” 라는 명제에 있어서, 나는” 주부(主部, subject)이고, “간다” 는 술부(述部, predicate)이다. 주부는 리(理→불변→본체)의 세계이고, 술부는 기(氣→변화→현상)의 세계이다. 그러므로 리(理)는 초월의 세계이고, 삼라만상(森羅萬象)은 기(氣)의 세계이다.

그리고 서양 언어구조는 "How are you?"라고 인사를 할 때 “you"라는 주어가 반드시 있어야 하지만, 중국, 일본, 한국어에서는 ”안녕 하십니까?“라고 하여 ”you"에 해당하는 주어가 숨어버리고, 술부로만 서로 의사소통을 한다고 한다.  그래서 도올선생은 이 언어 구조의 차이에서 서양 종교가 술어 세계의 밖에서 나왔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 논거는 서양 언어의 주부구조가 바로 초월적인 리(理)의 세계로 통하여 우주의 주부(주인)로서의 하나님을 만들어 냈다는 논리이다. 그러나 동양의 언어 구조는 주부가 없이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술어는 술어 자체의 논리에서 우주의 자기 조직(self-organizing of universe)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도올선생은 그분 특유의 톤( tone)으로 “내(주체)가 있어서 가는 것 이 아니라 가는 행위 속에만(술부에만) 내가 있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최 한기[기(氣) 학자]와 같이 우주에는 주어(하나님)가 없다는 비판으로 기독교 비판으로 들어간다.”라고 힘차게 말하며  2004년 4월 26일 밤의 MBC TV강의를 끝마쳤다.



4.성경의  말씀들

세계관에 대한 성경의 말씀들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1) 두 차원의 세계

성경은 "우리의 돌아보는 것은 보이는 것이 아니요 보이지 않는 것이니 보이는 것은 잠깐이요 보이지 않는 것은 영원함이니..."(고후4:18) 라고 하여, 우리가 존재하는 세계는 보이는 세계(the physical dimension)와 보이지 않는 세계(the spiritual dimension), 즉 두 차원의 세계가 있다는 것을 계시하고, 보이는 세계는 잠깐의 세계이고, 보이지 않는 세계가 영원하다고 밝히고 있다. 기학(氣學)이 말하는 것처럼 우주에는 기(氣)의 활.동.운.화(活.動.運.化)의 차원(술부=현상)만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2) 만물의 근원

"만물이 주에게서 나오고[Of Him, (주1)], 주로 말미암고(through Him), 주에게로 돌아감이라(to Him). 영광이 그에게 세세에 있으리로다, 아멘."(롬11:36, KJV)  이 말씀은 만물의 근원이 주님이시고, 만물의 활력이 주님으로부터 공급되고 주님을 위하여만 존재한다고 선포하고 있다. 그러므로 어떤 비인격적인 기(氣)만에 의하여 우주 만물이 생성 변화하는 것이 아니다.

(주1)참고 절  창1:1, 시102:25, 요1:1-3, 행17:24, 히1:10


(3) 만물의 신성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 할 찌니라."(롬1:20)  이 말씀에서 우리는 기학자(氣學者)들이 말하는 만물의 활.동.운.화(活.動.運.化)야말로 보이지 않는 하나님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神性, Godhead)에서 나온 것임을 깨달아야한다고 생각한다.


5. 맺음 말


최 한기 선생의 기학(氣學)과 도올선생의 기철학(氣 哲學)은 다만 기계론적 우주관이고, 무신론인 유물론적 철학에 근사한 것 같다. 더구나 그것은  어디까지나 유한한 이성적 인간의 가설(hypothesis)에 불과 할 뿐이다. 그러나  성경은 만유(萬有)의  창조자이시며, 인격 신(人格神)이신 하나님께서 그분의 권세(Authority)로 언약하시고, 선포하신 절대 진리이다.

그러므로 한갓 피조물에 불과한, 더구나 죄로 타락한 인간의 이성(理性)의 이론이나 가설로 항변할 수 없다. 인간의 이성의 머리로 성경에 도전하는 것은 마치 작은 파리 한 마리가 무한한 우주 공간을 날아 오르려는 것과 같을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기독교인들은 누구나  기 철학 같은 이론이나, 감언에 빠지지 않도록 조심하며 더욱 기도와 말씀의 묵상에 정진할 것을 권면 한다. 다만  탐닉이 아니라 세상을 이해하는 정보와 지식으로 관심을 갖는 것은 무방할 것이다. (2004.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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