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8. 비틀거리는 세상

 

 

1. 역사를 보는 눈

인류의 역사는 기술사(技術史)와 같이 동질적, 연속적으로 발전해 온 것이 아니라  때로는 인간의 눈에는 매우 작아 보이는 우발적인  사건이나, 때로는 폭력혁명이나 전쟁, 질병, 기후, 도덕적 부패, 또는 기술의 발전 등의 자연적 인문적인 사회 환경의 변혁(revolution)에 의한 단속적(斷續的)인 새 파라다임(paradigm)들의 출현으로 전개되어 왔다. 그러므로 인류문화사를 과학사관에서 보면, 역사는 반드시 진보(進步)와 개선(改善)만의 연속이라고 할 수 없다. 그래서 위대한 역사학자인 토인비(Arnold Joseph Toynbee, 1889-1975)는 “역사는 되풀이되고 있다.(History is repeated itself)"라는 명언을 남겼다. 더욱이 성경은 ” 이미 있던 것이 후에 다시 있겠고 이미 한 일을 후에 다시 할 찌라 해  아래에는 새것이 없다“(전도서 1:9)라고 기록하고 있다.


2. 17대 국회의원 선거의 문제 점 들

근간에 진행되고 있는 17대 국회의원의 선거과정을 통하여 우리의 정치현실을 잠시 숙고해 보면  다음 같은  문제점들이 발견된다.

(1)탄핵 소추 가결에 의한 폭풍(暴風)

노 무현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 소추의 가결(2004.3.12일, 193:2표)로 대다수의 국민들은

이번 선거를 선거공약이나 정당의 정책보다는 탄핵의 찬반 열풍((贊反 熱風)에 휩싸여 국회의원 선거의 본질적  의미를  잊고 감성적인 분위기에 사로잡힌 것 같다.  그런 감성투표의  결과는  선거 후 또 다른 문제(부작용)를 일으킬 우려가 있다. 왜냐하면 이성의 순풍이 아닌 감성의 폭풍은 국민간의 갈등과 위화감을 더욱 심화시키고, 사회의 조화와  안정을 흔들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선거일 후 추가: 대한민국 제 17대 국회의원 선거는  탄핵의 역풍 뿐 만 아니라 소위  박풍(朴風, 한나라당 박 근혜 대표의 새 이미지 영향)과 노풍[老風, 열린 우리당의 당의장인 정 동녕씨의 '노인은 쉬시라'는 노인을 무시하는 뉘앙스(nuance)가 내포된 노인 폄훼(貶毁) 발언의 파동]속에서 치르었다.}



(2) 정당(정책) 투표제도에 대한 회의(懷疑)

이번 17대 국회의원 선거는 1인 2투표권제도로 실시된다. 즉 한 표는 입후보자에 대한 선택권이고, 나머지 한 표는 정당지지를 위한 투표권이다. 이 제도는 비록 종래의  비례 대표 국회의원의 선출 제도에 대하여  우리나라  최고의 사법기관인 헌법 재판소의 위헌 판결의 결과로 만들어진, 매우 기발한 제도인 것  같지만, 필자의 소견으로서는 그 존재가치가 의문시(疑問視) 되는 제도이다. 왜냐하면 투표자가  입후보자를 선택할 때  그의 소속 정당을 동시에  고려하여 선택하는 것이 순리이기 때문이다.

지금 제도처럼 인물 따로, 정당 따로로  두 번  선택을 하게 될 때, 만일 전 유권자가 모두 자기가 선택한 입후보자의 소속정당을 선택한다면, 결국 이중투표로 인한 경제적 낭비를 가져오고, 만일 유권자 모두가 자기가 선택한 입후보자가 소속한  정당과 다른 정당에 투표한다면, 투표자로 하여금 그의 가치판단의 분열과 정실투표(情實投票)의 악습(惡習)을 조장하게 할 것이다. 더구나 오늘날의 정당의  정책이란 대체로 대동소이할 뿐 만 아니라 실현성(예산대책)이 없는 공약(空約)과 미사여구(美辭麗句)의 나열에 불과한 실정이기 때문에  더욱 정당투표는 넌센스라고 생각된다. 게다가  이번 선거에 있어서 투표자들의 더 큰 애로는  중앙선거위원회의 홍보부족으로 대부분의 국민들(투표권자들)이 정당투표의 의미와 정당투표의 판단 기준 등을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즉 현재의 벽보 내용만으로는 각 당의 분명한 정책을 분별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설사 선관위가 더 자세한 홍보를 한다하더라도 14개 정당들(17대 선거 때에 비례대표 후보자들을 등록한 정당들) 중 집권 가능성이 희박한 무려 10 여 개나 되는 군소 정당들의 공약(公約)과 공약(空約)을 분별하고, 비교 평가 할 수 있는 국민(투표권자들)이  몇%나 될 것인가?  한마디로 복잡하고 이상(理想)에 치우친 제도인 것 같다.


(3) 위헌의 소지(素地)

이번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의 홍보 벽보에서 공고한 각 당의 주요정책을 보면 위헌적인 소지가 있는 것들도 있다.  우리나라의 기본법인 대한민국 헌법은 인간의 존엄과 기본적인 자유권(재산권 포함)보장, 삼권 분립제도, 자유 시장경제 제도 등을 골간(骨幹)으로 한  자유 민주주의 헌법이다. 그러므로 이런 헌법 정신의 테두리 안에서만 모든 정당이 존립할 수 있고,  그  안에서만 모든 정치 활동이 허용된다. 그 실례가 자유 민주주의의 틀(본질)을 깨는 공산주의  혁명 활동의 불법화이다. 그런데 자유 민주주의의 틀을 깨는 것은 적극적인 물리  력(폭력)에 의한 혁명 행위뿐만 아니라 신 좌파(Radicalism, 급진주의)들과 같이 합법적인 절차(선거 등)에 의하여 실천하려는 경향도 있고, 또 자유 시장경제 시스템 자체의 병증(모순)이나,  인위적인 붕괴의 촉진 등으로도 가능하다.  이번 우리나라  제17대 국회의원 선거벽보에 나타난 어떤 정당들의 정책발표에서도 자유민주주의제도에 위험을 줄 수 있는 소지의 정책이 발견된다. 예컨대 민주 공화당은  국회의원 정수를 100명으로 하고,  입후보 자격을  고시를 통과한 자로 제한하고 있다. 이것은  대의 민주주의 제도의 헌법  정신에 합당한지 의문을 준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 시스템(system)은 다음 두 가지 요인으로도  무너질 수 있다. 첫째 악성 인플레이션(Hyper-Inflation)이 계속 되어 시장의 가격기구(Price Mechanism)를 마비시킬 때이고, 그 둘째는 경제 불황(Depression)이나, 기타 국가사회의 불안정, 정책의 실패 등으로 기업들의 투자의욕을 저상(沮喪)시켜 기업들의 신 투자가 감소하고, 그 결과로  구조적인 실업에 의한 실업자수의  증가와 함께 축소 재생산(縮小  再生産)이 계속 될 때이다.  이번 선거에서 매우 약진 할 전망이 보이는 민주노동당의 부유세의 신설구상이나, 기타 사회 정책 선언[“부자에게 세금을, 서민에게 복지를”: 이 모토(motto)는  현대판 marxist들의 선동구호 같은 느낌을 준다.]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된다. 이것을 필자는 우리 경제 사회(자본제 사회)의 병리 현상에 대하여 과감한 수술(개혁)을 요구하는 강한 음조(tone)로 이해하지만, 실제로 집권했을 때에  그런 정책의 실행을 시도한다면 엄청난 위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된다. 구 소련(USSR)이 가장 완벽한 계획 경제 기구를 갖고도 실패한 역사적 선례를 우리는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우리 기독교의 경제관에서 보면, 빈민 대책은 일 자리를 만들어 빈민들(단 단기적인 구휼대책이나, 전혀  노동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국가와 사회가 도와야함)이 생산에 참여함으로써  소득을 얻게 할 것이고, 부유세(속칭)를 만들어, 부자들의 부를  세금으로 강제 징수하여(조세징수는 본래 국가 권력에 의한  강제 작용임) 빈민층에 이전(재분배)하는 것은 가장 두려운 제도 악(制度 惡)의 하나가 된다고 본다. 서경의 경제원리에 명백히 반한다. (이 글을 더 이해하기를 원하시는 독자는  "예수 인터넷 선교회 (www.yesu.kimc.net)의 “기독교 경제”사이트의 “10번 기독교 경제의 기본 진리”와  “12번 기증경제학과 사랑의 경제플랜”을 참고하시기 바람)


3. 이사야 선지자의 말씀

이번 제 17대 국회의원 선거 과정을 지켜보면, 예전처럼 온갖 세력과  돈이 판치지 않는 비교적 공명한 선거운동이 구현되고 있다고 본다. 그러나 불신의 세상은 여전히   포도주(세상의 달콤한 속임수)와 독주[하나님의 진리가 아닌 세상 사람들의 신념(독단)과  철학 등]에 취하여 비틀거리고 있다.  필자는 그것을 보면서 B.C. 2700 여 년 전에 유다를 향하여 선포하신  하나님의 말씀을 되새겨 본다.


“이 유다 사람들도 포도주로 인하여 옆 걸음 치며 독주로 인하여 비틀거리며 제사장과 선지자도 독주로 인하여 옆 걸음 치며 포도주에 빠지며 독주로 인하여 비틀거리며 이상을 그릇 풀며 재판 할 때에 실수하나니”(사28:7)(필자 주: 이 말씀 중에서  유다 사람들과 제사장, 선지자는 바로 필자를 포함한 오늘의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과 성직자들을 상징한다고 이해  해도 좋을 것 같다. 왜냐하면 오늘의 사회 혼란(비틀거림)의 영적 책임은 1000 만 명 이상 되는 한국 기독교인들이 사회의 빛과 소금의 역할을 못하고 있는 탓이 크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부기: ⑴ 이 “신앙에세이” 는 2004년 4월 9일에 쓴 것이나  제17대 국회의원 선거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하여 선거일인 2004년 4월 15일 이후에 “예수 인터넷 선교회(www.yesu.kimc.net)" 의 ”신앙 에세이“사이트에 게재  했습니다.


⑵17대 총선 의석분포(총선투표율 60.6% )(자료: 동아일보 제25737, 2004. 4. 17,토요일, A1)

 

지역구

비례대표(정당득표율)

계(증감)

열린우리당

129

23(38.3%)

152(+103)

한나라당

100

21(35.8%)

121(-16)

민주노동당

2

8(13.0%)

10(+10)

새 천년 민주당

5

4(7.1%)

9(-52)

자유민주연합

4

0(2.8%)

4(-6)

국민통합 21

1

0(0.6%)

1(0)

무소속

2

0(-)

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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