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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화제] 로봇이 탐사한 이집트 쿠푸 피라미드 (2002.09.17)


	▲사진설명 : 가로세로 20cm 길이 65m통로, 드릴이 뚫은 손가락 굵기의 구멍, 새로 나타난 돌문(위부터)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현존하는 유일의 건축물인 이집트 쿠푸 피라미드, 왕비의 방 돌 문 너머에는 무엇이 있는가.

17일 오전 9시(한국 시각), 세계 141개국 시청자는 사상 최대의 ‘고고학 쇼’를 2시간 동안 생중계로 지켜볼 수 있었다. 이집트 기자지역 ‘쿠푸(Khufu) 피라미드’의 미스터리를 로봇을 이용한 현대 첨단 과학으로 풀어보려는 시도였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TV가 위성으로 세계에 생중계한 ‘피라미드:드러난 비밀의 방들’(‘The Pyramid:Secret Chambers Revealed’)이었다.

발굴단은 로봇이 왕비의 방 돌 문 너머에 또 하나의 돌 문이 있다는 사실을 최초로 확인하는 것으로 만족해야 했다. 그러나 발굴단장격인 이집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는 말했다. “미스터리의 실마리는 풀렸다. 우리는 이 새로운 돌문 너머 무엇이 있는지 또 다시 연구해야 한다. 확실한 것은 이집트인들의 위대성이다.”

‘쿠푸 피라미드’는 세계 7대 불가사의답게 여러 미스터리가 중첩돼 있다. 무덤 주인인 쿠푸(이집트 4왕조의 제 2대왕·BC 2575~2465 추정)의 유해는 물론, 유물도 전혀 발굴되지 않았다. 이 무덤이 쿠푸의 것이라는 명확한 증거는 없다. 그리스의 역사가 헤로도투스(BC 485~425)가 이 무덤을 쿠푸의 것으로 추정했다는 이야기와 태양과 새 등 상형문자로 표현한 쿠푸의 이름이 피라미드 윗부분에 적혀 있다는 사실을 카메라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뿐이었다.

카메라가 비춘 쿠푸의 무덤방(현실·玄室)이나 왕비의 무덤방은 채 완성되지 않았다는 인상을 준다. 벽화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가로 세로 각 20㎝ 정도 되는 조그마한 통로가 40도 각도로 각각 2개씩 바깥쪽으로 나 있는 것도 볼 수 있다.< 그림 > 이중 왕의 무덤방에 있는 작은 통로는 피라미드 바깥과 연결되는데, 왕비의 무덤방에 난 작은 통로는 돌로 만든 문으로 꽉 막힌 상태다.

여기서부터 크고 작은 논쟁이 꼬리를 잇는다. 과연 이 피라미드는 쿠푸의 것인가? 왕비의 무덤방으로 추정되는 공간은 과연 왕비의 것일가? 왕비 무덤방의 작은 통로의 용도는 무엇인가?

왕비 무덤방의 작은 통로를 막고 있는 돌문 너머로 무엇이 있는가를 밝히는 것은 이번 고고학 쇼의 최대 목표였다. 왕비 무덤방의 작은 통로를 막고 있는 돌문 너머로 무엇이 있는가1872년, 통로가 발견된 이후 이 것의 용도에 대한 숱한 논쟁이 있었다.

죽은 왕비의 영혼이 승천하는 통로라거나, 환기시설, 혹은 물을 주입하기 위한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그러나 돌문이 막고 있다는 데서 설득력이 약하다. 돌 문 너머 왕과 왕비가 묻힌 비밀스런 무덤방이 있거나, 화려한 부장품으로 가득찬 보물창고가 나올 것이라는 관측도 있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돌문 바깥으로 무엇이 있는가를 밝히기 위해 ‘피라미드 여행자’(Pyramid Rover)라고 명명한 특수 로봇을 만들었다. 광섬유(fiber optic) 카메라를 장착한 ‘피라미드 여행자’는 왕비의 방에서 조정됐다. ‘피라미드 여행자’는 1분에 1·5m 정도의 속도로 65m 정도 되는 왕비 방의 작은 통로를 기어 올라 돌문에 다다랐다. 드릴을 사용해 돌문에 조그마한 구멍을 미리 뚫어 놓은 뒤, 이 구멍에 카메라를 집어 넣어 돌문 바깥을 세계 시청자에게 사상 처음으로 보여주겠다는 것이었다.

돌문으로 가는 길은 비교적 평탄했다. 로봇 키의 절반에 가까운 높이 6㎝짜리 장애물 하나가 길을 가로막고 있었지만, 비교적 순탄하게 통과했다.

프로그램이 종료되기 5분전, ‘피라미드 여행자’는 돌문에 다다랐다. 동(銅)으로 만든 두 개의 손잡이가 있는 돌문 아래로 조그마한 드릴 구멍이 나 있다. 그 구멍 사이로 카메라를 집어 넣었다.

순간적인 암흑 뒤, 조명이 바로 켜졌다. 그곳에는 조그마한 공간이 있었고, 다시 돌로 된 문이 바로 서 있었다. 돌 문 표면에는 아직 해독할 수 없는 어떤 기호가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 愼亨浚기자 hjshin@chosun.com )


	▲사진설명 : 17일 오전 10시(한국시각)발굴돼 현장에서 공개된 이집트인의 유골.쿠푸 대피라미드 축조를 지휘한 감독관으로 추정된다./기자=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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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변서 발굴된 유물들
 
 
    여자·어린이유골 나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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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셔널지오그래픽은 예고 방송에서 여왕 무덤방에 난 작은 통로의 돌문 너머에는 무엇이 있을까로 시청자를 흥분시켰지만, 막상 본 방송에서는 쿠푸 피라미드 축조의 비밀을 풀기 위한 피라미드 주변 지역의 발굴과 해석에 비중을 두었다. 발굴은 미국 시카고대학과 하버드대 합동발굴단이 맡았다.

이들은 주변 지역 발굴을 통해 통설과는 다른 여러 사실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우선 피라미드 축조에는 남자 노예들만이 참여했을 것이라고 생각이 잘못된 것이었음이 밝혀졌다. 출토된 뼈들의 남녀 성비는 1:1에 가까웠고, 어린아이들의 것도 있었다. 이들에게는 육류와 물고기, 빵 등이 푸짐하게 제공됐던 것으로 발굴 결과 밝혀졌다. 골절된 뼈를 붙게 했거나, 심한 경우 팔 일부를 절단하고도 살아갔던 이들의 유해도 발굴됐다. 노예라면 결코 기대할 수 없는 생활수준이다.

2500여명이 집단으로 거주할 수 있는 기숙사형 생활 시설이나 생선 뼈 조각 등이 다량 출토되는 초대형 식당도 발굴됐다. 피라미드 축조를 감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관리의 유해도 4500여년만에 석관(石棺)에서 제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태양이 뜨는 동쪽을 향해 모로 누워 있었다.

발굴팀은 피라미드 축조를 위해 숙련된 노동자들이 도시를 형성하며 거주했을 것이라고 결론내렸다.

(愼亨浚기자 hjshin@chosun.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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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탐사로봇 ‘피라미드 여행자’
 
 
    3억 들여 제작…길이 30cm 높이 13cm 채 안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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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푸 피라미드’ 탐사 임무를 띠고 투입된 로봇, ‘피라미드 여행자’(Pyramid Rover)는 미국 보스톤에 위치한 ‘아이(i)로봇’이 개발했다. 길이는 30㎝, 높이는 13㎝가 채 되지 않는다. 생김새는 미니 탱크 같다. 고무 소재 줄 바퀴를 돌려 이동한다. 엔지니어들이 지난 6개월간 달라붙어 개발한 ‘피라미드 여행자’는 9·11 뉴욕 무역센터 테러 직후 생존자 수색 작업에 사용된 로봇을 모델로 해서 만들었다. ‘피라미드 여행자’는 지난 93년 독일 로봇학자 루돌프 간텐브린크가 개발한 로봇 ‘우프아웃2’의 뒤를 잇는 로봇이다. 당시 ‘우프아웃2’는 이번에 내셔널지오그래픽이 탐사한 왕비 무덤방 통로를 탐사했지만, 돌문을 발견하고는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피라미드 여행자’ 가격은 25만 달러(약 3억원). 초고감도 카메라, 지하 탐사용 레이더, 금속탐지 센서 등 첨단 장비가 달려 있다. 특히 지하 탐사 레이더는 1m 두께 콘크리트까지 관통할 수 있다.

‘피라미드 여행자’는 7.6㎝ 두께의 석회석 돌문에 손가락 굵기 구멍이 뚫린 곳으로 카메라를 들이밀고 촬영을 시작했다. 로보트의 활약은 케이블을 통해 왕비 무덤 방 내 설치된 모니터에 중계됐다.

(鄭在娟기자 whauden@chosun.com ) (조선일보.2002.9.18,A18)

2002/09/17 18:33

'쿠푸의 비밀' 끝내 못풀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 제작팀이 쿠푸 피라미드 ‘왕비의 묘실’에서 남쪽으로 난 지하통로에 로봇을 들여보내고 있다. 사진제공 내셔널지오그래픽채널코리아

이집트 ‘쿠푸 대(大) 피라미드’(기원전 2500년경)의 비밀은 끝내 풀리지 않았다.

전세계의 기대를 모았던 쿠푸 피라미드 비밀통로 로봇 탐사 생방송은 ‘또다른 비밀 통로가 있을 것’이란 의문을 남긴 채 미완으로 끝났다.

미국의 내셔널 지오그래픽 채널이 기획한 생방송 ‘쿠푸 피라미드- 5000년의 신비’(원제 ‘이집트-실체 드러낸 비밀의 방’)가 17일 오전 9시부터 두시간동안 세계 141개국으로 동시 생중계됐다.

오전 9시 12분, 현장 진행을 맡은 이집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가 “피라미드의 ‘왕비의 묘실’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며 최첨단 로봇을 묘실 남쪽 벽에 나있는 환기 통로(가로 세로 각 20cm, 총 구간 68m)로 들여보냈다. 고고학자들이 한번도 들어가지 못했던 그 비밀 통로와 68m 지점에서 통로를 막고 있는 돌문을 조사해 피라미드의 비밀을 밝혀내겠다는 야심찬 시도였다. 그러나 10시 55분, 제작진은 그 돌문 뒤쪽에 돌문이 하나 더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제작진과 하와스는 이미 수주전 비밀 통로로 로봇을 들여보내 조사를 했다. 돌문 뒤쪽 조사를 위해 제작팀은 로봇으로 돌문(가로 세로 각 20cm) 한가운데에 지름 2cm 크기의 구멍을 뚫어놓았다. 그리고 이날 그 구멍으로 로봇 카메라를 집어넣어 또다른 돌문이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방송은 학문적인 탐사라기보다 ‘TV 이벤트’에 불과했다. 유물 훼손 등 허점도 드러났다. 우선 돌문에 구멍을 뚫은 것이 그렇다. 제작진은 “사전 모형 실험을 통해 안전하다고 판단돼 구멍을 뚫었다”고 했으나 그것은 문화재 훼손이다.

또 피라미드 건설에 동원됐던 인부의 무덤 속 석관(石棺)도 너무 거칠게 열었다. 쇠꼬챙이로 뚜껑을 들어내면서 뚜껑 끝부분에 훼손돼 석관의 돌가루가 속으로 쏟아지기도 했다.

이광표기자 kplee@donga.com (동아일보.2002.9.18)

[방송] 17일 오전 9시, 피라미드 신비를 푼다 (2002.09.16)


	▲사진설명 : 그레이트 피라미드 로봇탐사를 진행하는 마크 레너 교수(왼쪽)와 자히 하와스.뒤로 그레이트 피라미드가 보인다./내셔널지오그래픽 제공

4500년 전 피라미드의 비밀이 오늘 밝혀질 것인가. 17일 오전 9시(한국시각) 이집트 기자지구에 있는 ‘그레이트 피라미드(일명 쿠푸 피라미드)’ 내부에 로봇을 들여보내 탐사하는 장면이 전세계에 생중계된다.

미국 내셔널지오그래픽TV가 생중계하는 이날 탐사는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141개국에 동시 생중계된다. 국내에서는 케이블TV와 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 내셔널지오그래픽 채널을 통해 2시간동안 방영된다. 위성방송은 552번이며, 케이블은 지역마다 채널이 다르다.

‘피라미드, 5000년의 신비(Pyramids Live:Secret Chambers Revealed)’라 이름붙은 이날 방송은 광학렌즈와 초고감도 카메라, 초소형 탐침 안테나를 장착한 로보트를 그레이트 피라미드 내부 ‘왕비의 방(묘실)’에 들여보내, 로보트가 전송하는 화면을 생중계하는 형식이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리아는 동시통역사를 동원해 생중계되는 화면을 해설할 계획이다.

탐사의 진행은 미국 시카고대와 하버드대의 ‘기자지구 조사 프로젝트’ 단장인 마크 레너 교수와 이집트 고고학자 자히 하와스가 맡았다. 탐사팀은 이번 기회에 “누가, 왜 피라미드를 건설했는가” 하는 피라미드의 미스터리를 풀 단서를 찾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사진설명 : 이번 탐사에서 피라미드 내부로 투입될 소형로봇.

이번에 로봇이 탐사할 묘실에서는 이미 석관이 발견됐지만 시신이 들어있지 않았다. 묘실까지의 통로는 건축학적으로 아주 복잡한 구조로, 그 기능과 목적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 없다.

기원전 2500년전 쯤 건설된 그레이트 피라미드는 이집트 쿠푸(Khufu)왕이 지었다고 해서 ‘쿠푸 피라미드’라고도 불린다. 지구 최대 불가사의 건축물로 꼽히며, 높이 146.5m, 저변은 230m에 이른다. 각 능선이 정확히 동서남북을 가리키고, 평균 2.5t짜리 돌 230만개를 쌓아올린 세계 최대 규모 피라미드다.

그러나 그 건축에 관한 가장 신빙성있는 기록이 기원전 5세기 그리스 역사가 헤로도투스가 쓴 것일 만큼 누가, 왜, 어떻게 지었는지 수수께끼로 남아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코리아는 21일 오후 8시와 22일 낮 1시에도 같은 내용을 재방송할 계획이다.

(한현우기자 hwhan@chosun.com ) (조선일보.200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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