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5.04.20 21:01 51' / 수정 : 2005.04.21 02:51 51'
조기숙 청와대 홍보수석은 19일 기자간담회에서 “과거에 북한 위협을 가지고 소위 安保안보장사를 하던 언론이 이제 韓한·美미동맹을 흔들어서 국민의 불안감을 조성시켜 새로운 안보장사를 하는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든다”고 말했다. 조 수석은 “심지어 왜곡까지 해서 한·미관계에 문제가 정말 있는 것처럼 한·미동맹의 龜裂균열을 증폭시키는 보도들이 있다”면서 “한·미동맹관계가 균열이 될 정도로 異見이견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한국 대통령이 밝힌 균형자론에 대해 前職전직 주한 美미 대사도 “극단적으로 추구해 나간다면 동맹관계를 해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를 표시하는 상황이다. 美미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전문위원은 “미 의회엔 한미동맹에 대한 회의론이 확산되고 있다. 주한미군을 빼내 다른 곳에 배치하자는 얘기가 퍼져 나간다”고 직설적으로 말했다.
‘얼굴 붉히는 것이 당당한 외교다’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이런 언급들로 해서 드디어 한국도 미국과 대등해졌다고 감격스러워 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제사회의 상식적인 외교 감각으로는 ‘한·미동맹관계가 심각한 위기국면으로 접어들었다’라고 받아들이는 것이 정상이다. 대학에서 정치학을 가르쳤다는 조 수석이 이런 적신호가 켜져 있는데도 한·미관계가 정상이라고 억지를 부리는 이유는 “동북아 균형자론에 찬성하는 국민이 60~70%나 된다”는 조 수석 자신의 말 속에 숨어 있다. ‘미국과 맞장뜨는’ 외교가 국민들에게 먹혀들고 있다는 계산인 것이다.
2002년 大選대선 당시 현 정권 인사들은 여중생 압사사건으로 인한 反美반미 정서에 적극 올라타는 전략을 구사했고, 그것이 勝因승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그래서 이 정부 위아래가 갑자기 親美친미·反美반미 가르기에 나서는 것도 집권 중반기까지 이렇다 할 업적도 비전도 제시하지 못한 상황에서, 쉽게 이문을 남길 수 있는 ‘反美반미장사’로 또 한번 재미를 보겠다는 의도로 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 나라의 집권세력은 국내 정치에 써먹으려고 국가 장래가 걸린 외교문제를 갖고 불장난을 하는 정권이 세계 어디에 있는지 한번 둘러봐야 한다. 게다가 때아닌 反美반미·親美친미소동을 벌이는 것만으로도 부족해 그 위험성을 지적하는 언론을 향해 ‘安保안보장사를 한다’고 거꾸로 덮어 씌우려 하다니 어이가 없을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