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 교정

1. 문명사의 전환기

지금 역사는 금년으로 1000년대를 끝내고 내년부터 2000년대를 맞는다. 새로운 밀레니엄(new millenium)시대가 열리는 것이다. 일찍이 미국의 미래학자 알빈 토플러(A.Toffler)가 예언한 것처럼 오랜 1차 산업혁명(농업혁명)에 이은 2차 산업혁명(공업혁명)시대는 1000년대와 함께 막을 내리고 2000년대와 더불어 제3의 혁명시대인 정보(information)와 지식(knowledge)의 시대가 열리고 있다. 세계는 전기.통신 문명과 교통의 놀라운 발전으로 시간과 공간의 장애를 극복하며 더욱 가까운 지구촌(global village)사회로 변화하고 있다. 따라서 세계는 모든 문화유산과 자원을 공유하며, 모든 지식과 상품을 상호교류. 교역하는 하나의 세계시장사회를 이루어 가고 있다. 오늘날 WTO의 등장, 다국적기업체제의 확대 등의 추세는 세계시장의 일원화 추세의 단적 증거들이라 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1960년대 이래 놀라운 경제성장을 지속하며 마침내 선진경제권의 문턱인 개인당 국민소득 10000달라 고지에 이르자 IMF 규제사태라는 큰 난관에 부딪쳤다. 이 국난 중에서 우리는 20세기의 산업사회에서 새로운 밀레니엄시대이며 문명사적인 전환기인 21세기를 맞고 있다. 따라서 우리는 IMF 규제 사태를 극복하며, 지식혁명의 세기에 적응할 능력의 함양과 새 밀레니엄시대와 함께 본격적으로 다가올 지식기반사회에서 생존·번영할 새 경제 패러다임(new paradigm of economy)을 서둘러 세워야 할 때이다.

2. 예언과 지식기반사회

구약성경 다니엘 12장4절을 봉독하면, "다니엘아 마지막 때까지 이 말을 간수하고 이 글을 봉함하라.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라고 기록되고 있다. 이 성경기록은 약 BC 600년경에 기록된 예언이다. 인류문명사를 살펴보면 인구의 폭발적인 증가와 함께 인류의 과학적 지식과 교통수단과 통신기술의 초 가속적 발달은 주로 제2차 세계대전 중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가히 분초(分秒)를 다투며 계속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러므로 지금은 성경의 역사관에서 보면 분명히 말세이고, 지식의 폭발로 도래하고 있는 지식기반사회도 그 맥락에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이제 여기서는 성경의 종말사관의 해석보다 우리가 당면할 지식기반사회의 과학적(경제학적) 의의를 피상적이나마 일별 해보고자 한다.

지식기반사회(information-knowledge based society)란 개별 경제주체 및 국민경제 전체의 생산적 성과를 결정하는 중요한 핵심적 생산요소(core factor of production)가 정보 및 지식자원(information-knowledge resources)이 되는 사회이다.

지식기반사회에 있어서의 생산요소로서의 지식은 대체로 다음과 같은 특성을 갖는다.

첫째 지식은 종전의 물량적 재화나 service와는 달리 인간의 경험이나 지성이 창출한 과학적 신지식(new scientific knowledge) 등과 같은 소프트웨어(software)이다.

둘째 지식기반사회에 있어서의 생산적 요소로서의 지식은 종전의 물량적 자원 또는 노동력과는 달리 배타성을 갖고 있지 않는 비 배타성 자원(non-rival resources)으로서 누구든지 전파와 같이 동시에 소유 또는 이용할 수 있다.

셋째 지식자원은 전통적인 생산의 3요소인 토지(natural resources), 노동(labour), 자본재(capital goods)처럼 한계생산력 체감의 법칙이 작용하지 않는다. 즉 원리적으로 생산량 증가에 따르는 지식의 공급비용과 한계비용은 제로(0)가 된다. 왜냐하면 지식이란 소프트웨어는 용지불갈(用之不渴)이기 때문이다.

넷째 지식은 일단 연구·개발되어 지적재산권으로 법적 보호를 받고 독점성을 유지하는 동안은, 그 지식의 집약적 상품은 시장의 수요에 따라 독점이윤을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산업사회 이전의 과거에 있어서는 부(WEALTH)의 원천은 주로 토지, 노동, 자본이 지배적이었으나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정보, 기술, 신지식 등이 생산가치의 창출에 있어서 절대적 우위를 차지하게 된다. 그 실례로 근간의 반도체 제품들은 그 제품의 물적재료 중량의 5배 이상의 순금 값의 가치를 창출한다고 한다. 따라서 미래의 지식기반사회의 우열은 각 사회가 다른 사회보다 얼마나 더 많은 희소한 정보(scarce information)와 신지식(new knowledge)을 소유하며, 또 그것을 벤처기업(venture business)과 혁신(innovation)의 과정을 통하여 경쟁우위적인 지식집약 상품을 얼마나 더 많이 산출할 수 있느냐에 따라서 결정된다고 말할 수 있다.

3. 지식기반사회와 황금율

새 세기(21세기)에 있어서의 세계는 정보와 지식혁명의 가속화로 인하여 더욱 치열한 하나의 경쟁시장이 되어 갈 것이다. 국경도 무너지고, 시간도, 거리도 압축될 것이다. 인터넷(internet)혁명에 의하여 사이버 공간(cyber space)이 더욱 넓어짐으로서 세계인들은 전혀 얼굴도 모른 채 직접 인격적 접촉 없이 사이버 공간에서 짧은 시간에 정보를 나누고, 상품을 거래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하는 새로운 상황을 만나게 될 것이다. 이런 전망에 대하여 불안을 일으키는 사건들이 벌써부터 속출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인터넷혁명에 의한 사이버 마켓(cyber market)이 확대됨에 따라 인터넷 사기단이 활개치고 있다고 한다. 근간의 통계를 보면 매일 200건 내외의 피해가 일어나고 있고, 이 현상은 점점 급증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므로 정보·지식의 경제적 비중이 높아 갈 미래의 지식기반사회에서는, 그런 정보·지식 자체와, 그것들을 운영하는 매체인 고도의 기술적 장비를 올바르게 사용하기 위한 세계적 차원의 보편적 윤리가 요청된다. 이런 요청의 근거로 임경순교수(포항공대, 과학사 전공)의 말을 인용하고자 한다.

"냉전시대에 나타난 핵무기 경쟁의 부산물로 얻어진 문명의 이기인 인터넷은 잘못 활용하면 핵전쟁 보다 더 비극적인 상황으로 인류를 몰아 갈 수 있다. 윤리부재와 타락으로 멸망한 로마제국과 마찬가지로 정보시대의 윤리부재 및 무감각증으로 인류가 회복 불능한 손상을 입을 지 모른다"고.(동아일보, 1999.4.16, 제24171호, A6) 따라서 정보화, 지구촌화(globalization)를 전제로 하는 지식기반사회에서는 세계인들이 다 같이 성실하게 지켜야 할 어떤 분명한 보편적 윤리규범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세계사회는 서로 신뢰를 쌓을 수 없고 항구적인 평화를 유지해 나갈 수 없다. 그렇다면 지식기반사회가 선도할 미래의 세계공동체 사회가 공유하고 지켜야 할 보편적 세계윤리는 무엇이겠는가? 기독교의 성서는 명백한 정답(소위 황금율, Golden Rule)인 예수님의 말씀을 기록하고 있다.

"무엇이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는 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율법이요 선지자니라."(마태복음 7장12절) 그리고 "네 이웃을 네 몸과 같이 사랑하라."(마태복음 22장39절)

4. 지식기반사회와 영동경제

영동지역은 바다와 산야가 어울린 아름다운 자연경관과 풍요로운 옥토와 풍부한 지하자원을 갖고 있어 선사시대부터 문명과 문화를 쌓아 온 지역이다. 따라서 오늘날도 이런 자연환경에 따라 주민의 생업도 수산업, 농축산업, 광공업, 상업, 관광 업, 각종 서비스업 등으로 다양하다. 우리 영동지역엔 현재 약 80여 만 명의 인구가 살고 있으며, 주민의 평균소득은 전국 평균수준의 약 80% 수준에 머물고 있는, 상대적으로 평가한다면 경제적 후발지역이다. 그러나 이것은 실망보다는 우리에게 희망을 주는 축복의 몫이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 말하면, 산업사회 시대에 개발된 오늘의 선진지역은 과도한 도시화로 인한 환경공해로 시들어 가고 있지만, 우리 영동지역의 많은 미개발의 여지(餘地)는 미래의 지식기반 사회형의 무공해 산업의 터전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영동지역은 미래의 땅이고 새 세기를 위한 약속의 땅이다. 고성, 속초, 양양은 앞으로 통일이 오는 날, 금강산과 연계되어 명실상부한 세계적 관광명소로 발돋움 할 것이고, 강릉지역은 문화, 교육, 첨단산업의 중심기지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동해시는 환동해권의 중심항구도시와 상공업 도시로, 삼척지역은 복합 산업도시로, 태백시지역은 고원 리조트 및 고냉지 무공해 농업도시로, 각기 그 지역의 특성에 따라 지식기반사회의 패러다임(paradigm)에 적응할 것이다. 따라서 이 축복의 땅 영동지역에 살고 있는 우리 크리스찬들은 이 역사의 말세를 경계하며, 이 지역의 영적 등대지기로서 더욱 예수 그리스도의 진리의 빛을 밝게 비추며 새 밀레니엄 시대를 맞자. "지혜있는 자는 궁창의 빛과 같이 빛날 것이요 많은 사람을 옳은 데로 돌아오게 한 자는 별과 같이 영원토록 비취리라."(다니엘 12장3절)

관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심상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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